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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력 패권 전쟁' - 오늘을 달리며 띄운 생각의 파편들, 주의력 사냥꾼, 사냥꾼의 생각법, 호모 사피엔스의 유전적 생각법

by 호모 ADHD 2025. 8. 25.

 

오늘도 달린다. 뉴스레터와 기사들을 읽으며 시작한 하루, 무작정 앞으로 나아가다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친다. '주의력 패권 전쟁.' 개인, 기업, 정부 간의 치열한 싸움. 달리면서 주변을 보다가 이 생각 저 생각에 빠져버리는 나에게는 꽤 익숙한 풍경이다. 누군가는 달리는 행위가 생각을 비우는 명상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그저 몸을 움직여야만 하는 답답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뛴다. 어쩌면 아직 다 자라지 못한 어린아이의 성향일지도 모르겠다.

최근 미-중 AI 패권 경쟁이라는 키워드에 자주 노출되다 보니, 나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이 주제가 생각보다 깊숙이 들어왔다. 자연스럽게 나의 주의력을 빼앗아 가는 주체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과거의 나는 스스로 주의력을 분산시키는 편이었다. 특정 목적을 위해 주의력을 빼앗기기보다는, 내 스스로 다양한 곳으로 주의를 흩뜨리려 노력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각종 SNS, 기업, 언론, 플랫폼, 그리고 정치권력에 의해 내 주의력이 사냥당하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기업은 나의 소비를, 정치권은 나의 투표권을, SNS와 플랫폼은 나의 데이터를 위해 끊임없이 나의 주의력을 노린다. 마치 숙련된 사냥꾼처럼, 그들은 오랜 계획과 기다림, 그리고 순간의 변수에 대응하는 순발력을 발휘한다. 그리고 이 집단적이고 협업적인 힘 앞에서 한 개인의 주의력은 너무나도 쉽게 사냥당하고 만다.

주의력 사냥과 구독 경제의 아이러니

개인의 소비 패턴을 들여다보면 나 역시 무언가를 소비하고 정보와 편의를 위해 다양한 구독을 통해 삶을 영위하고 있다. 현대 사회의 구조는 우리의 주의력을 사냥하고, 한번 빼앗은 주의력을 다른 세력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붙잡아둔다. 즉, 지속적인 시청과 체류 시간을 늘리려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이 주의력을 사냥할 때 사용하는 도구는 대개 숏폼 영상이나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썸네일, 제목 등이다. 순간적인 흥미를 유발하여 유입시키고서는, 결국 장기적이고 잦은 체류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모순을 느낄 수밖에 없다.

나는 한 플랫폼이나 특정 의제에 쉽게 집중하고 충성하지 못하는, 어쩌면 ADHD적인 성향의 사람이다. 물론 팬덤, 구독, 멤버십 문화처럼 충성도 높은 집중 소비 경향도 있지만, 나와 같이 주의력이 분산되는 사람들을 노리는 전략은 조금 달라야 하지 않을까? 자극적인 숏폼으로 주의를 끈 뒤 긴 영상을 보게 하거나, 잦은 체류를 유도하는 방식은 나와 같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피로감을 안겨준다.

'저에너지' 라이프, 그리고 새로운 사냥꾼의 등장

최근에는 ADHD적 성향을 치유하거나 주의력을 되찾기 위해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SNS 사용을 줄이고, 선택적 고립 생활을 통해 불필요한 소비(물건뿐 아니라 감정 포함)와 에너지를 줄이는 라이프스타일이다. 경기 침체에 더해 이러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저소비'까지 맞물린다면, 지금의 '주의력 사냥꾼'들은 또 어떤 새로운 전략으로 나와 같은 사람들을 노릴까?

이런저런 생각에 잠겨 달리다 보니 어느덧 도착점이 눈앞에 있다. 정답은 언젠가 나오겠지, 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오늘의 생각을 여기서 멈춘다. 아마 내일도 새로운 관심사를 품은 채 달리고 있을 것이다. 이것이 내가 삶을 대하고, 생각하는 방식이다. 두서없이 흩어진 이 생각의 파편들을 다시 나의 고립된 블로그에 계속해서 타이핑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