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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오피스: 주의 집중을 잃어버린 새로운 직장인들 도둑맞은 집중력, 그리고 새로운 직장인들의 탄생최근 몇 년 사이, 우리는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가 가져온 거대한 변화의 한가운데 서 있습니다. 마치 뇌를 해킹당한 듯, 우리의 주의력과 집중력은 산산조각 났죠. 요한 하리 작가의 책 《도둑맞은 집중력》에서 지적했듯, 우리는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새로운 디지털 환경이 만들어놓은 시대적 흐름을 거스를 수 없는 위치에 놓였습니다.특히,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기기와 함께 자란 Z, 알파 세대가 곧 사회인이 될 시점에는, 현재 우리가 'ADHD적'이라고 부르는 성향을 가진 직장인들이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이 포진하게 될 것입니다. 이들은 디지털 네이티브로서 각종 프로그램과 AI를 능숙하게 다루며 뛰어난 업무 효율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 효율이 .. 2025. 8. 22.
나는 왜 집중력 가면을 쓰는가: 성인 ADHD의 우울과 고립을 넘어 어느 순간부터 나는 집중력을 한 가지 모자나 가면, 혹은 옷처럼 생각하기 시작했다. 필요에 따라 입고 벗는 것. 그 힘든 '연기'를 해내기 위해 나는 수많은 에너지를 쏟아붓는다. 그리고 그 연기의 소모는 결국 나를 우울이라는 감옥으로 몰고 간다.사회생활을 하면서 나는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라는 진단명을 굳이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 진단 자체가 어렵고, 사회적 오해도 너무 많아서 일일이 설명하는 고된 피로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대신, 나는 이 가면을 쓰고 세상이 원하는 '정상'처럼 보이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다. 내 성향은 흔히 '부주의 우세형'에 가깝다. 충동적이거나 과잉행동을 보이기보다는, 눈에 띄게 산만하고 주의가 분산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런 용어조차 성인이 되어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2025. 8. 20.
땡큐 AI! 난독증 후유증 맞춤법 포비아 극복 중인 삶 애정으로 만든 한글을 이해해야 하는 비인간적 지능의 AI의 도움받기여러분은 글쓰기가 어떤가요? 저는 여전히 글쓰기가 어렵습니다. 유년 시절 겪었던 중증의 난독증은 성인이 된 지금도 맞춤법 포비아라는 짙은 흔적을 남겼습니다. 어렸을 적의 저는 그저 '글이 늦은 아이', '말이 많은 아이'였습니다. 한글이기에 하다 보면 언젠가 남들처럼 읽고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이는 큰 오산이었습니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맞춤법을 틀리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큰 문제였습니다.특히 90년대생들이라면 누구나 겪었을 받아쓰기의 공포는 저에게 더욱 치명적이었습니다. 받아쓰기는 단순한 글쓰기 평가를 넘어 한 아이의 어휘력과 학습 능력을 가늠하는 잣대였습니다. 매번 성적이 공개되는 시험에서 실력이 늘지 않는 저는 자연스럽게 위축.. 2025. 8. 19.
조용한 ADHD, 꿈을 꿀 수 있을까? 잊어버린 원함, 눈치의 산만함 그리고 길을 만들기 위한 질문들 "ADHD 성향을 가진 사람은 꿈을 꿀 수 없을까?" 이 질문은 단순히 개인의 고민을 넘어, 끊임없이 '정상'을 강요하는 사회 속에서 자기 자신을 잃어가는 많은 현대인에게 던지는 묵직한 화두입니다. 특히, 겉으로는 조용하고 차분해 보이지만 내면은 복잡한 생각들로 가득한 **'조용한 ADHD'** 성향을 가진 사람들에게 이 질문은 더욱 절실하게 다가옵니다.저는 제주라는 섬의 독특한 환경에서 자라며, 한국 사회 특유의 **'눈치 문화'**가 어떻게 한 아이의 내면을 억압하고 능동적인 삶의 의지를 꺾었는지 몸소 경험했습니다.한국의 눈치 문화가 만든 억제력학창 시절, 제 ADHD적 증상은 마치 들불처럼 타오르다가 중학교에 입학할 무렵 급격히 억제되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의 저는 호기심에 이끌려 온갖 사고를 치고.. 2025. 8. 17.
성인 ADHD, 학창 시절 단과 학급의 1등이 될 수 있었던 경험담 암기를 넘어 정보를 뇌에 때려박는 법성인이 되어 깨달았다. 나는 아마 조용한 ADHD였을 것이다. 내 학창 시절을 관통하는 수많은 오해와 좌절의 원인이었다. 가족과 선생님은 내가 게으르거나 의욕이 없다고 생각했다. 학습 부진은 물론, 기복이 심한 성적은 그들의 의심을 확신으로 만들었다. 사실 우리 집안은 소규모 시골 마을에서 꽤나 인정받는 편이었다. 친척 어른들은 물론, 누나들까지 모두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그들의 그늘 아래서 나는 늘 위축되어 있었지만, 당시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밖에서 친구들과 노는 게 더 좋았다. 수업 시간엔 딴생질을 하거나, 친구들과 떠들다 선생님께 혼나기 일쑤였다.그렇게 시간은 흘러 중학교 2학년 끝자락에 다다랐다. 고등학교 진학이라는 현실이 갑작스러운 불안감,.. 2025. 8. 16.
'집중력 부족'은 약점이 아니다: 꾸준함으로 완성하는 '지구력'의 힘, 집중할 수 없다면 오래해보자, 선택과 훈련-몸에 새긴 능률 호모 사피엔스가 다른 종을 제치고 지구를 지배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여러 가설이 있지만, 그중 하나는 바로 **지구력**입니다. 먹잇감을 지칠 때까지 쫓아가는 끈기,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힘. 이처럼 뛰어난 집중력이 없었더라도, 오래도록 꾸준히 해내는 능력은 인류 생존의 핵심이었습니다.20대 시절, 저는 심각한 집중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남들이 하루 만에 끝낼 일을 2~3일씩 붙잡고 있어야 했죠. 생산성은 바닥이었고, 뒤처진다는 불안감에 시달렸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저만의 전략을 세웠습니다. 바로 ‘오래하기’입니다. 잘하지 못해도, 뛰어나지 못해도, 그저 묵묵히 오래 하는 것. 그것이 저의 약점을 보완할 유일한 방법이었습니다.두 가지 '지구력'으로 약점을 강점.. 2025. 8.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