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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시간 속에 살 것인가? 숫자가 아닌 중력의 모래알, 하루 속 유일한 통제의 시간 우리는 모두 시계를 본다. 손목의 스마트 워치, 책상의 디지털시계, 심지어는 스마트폰 화면까지. 그 안의 숫자는 끊임없이 변화하며 우리를 재촉한다. "지금 몇 시야?", "벌써 이렇게 시간이 지났네." 이처럼 시간은 늘 우리를 쫓는 존재이자, 그 속에서 무언가를 '해내지 못한' 우리를 자책하게 만드는 비수와도 같다. 효율을 따지고, 생산성을 강요하는 사회 속에서 우리는 시계의 노예가 되어버렸다.최근 나는 이런 삶에 작은 반란을 일으켰다. 평소 소비를 즐기지 않는 내가 덜컥 '모래시계'를 구매한 것이다. 이유는 단순했다. 나의 공간에서만큼은 숫자에 쫓기지 않고, 온전히 나의 시간을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사회생활에서, 혹은 어떤 행동을 할 때든 나는 늘 숫자로 적힌 시계를 보며 쫓기는 사람이었다.. 2025. 8. 28.
편안함의 습격 2. 긴 호흡의 지루함, 어쩌면 나에게는 너무 편안함. 난독과 재독에 대하여 "참 00씨는 피곤하겠어, 결과가 좋긴한데 너무 오래 일하잖아"이 말은 훈장처럼 나를 따라다닌다. 남들이 보기엔 비효율적이고 답답해 보이는 나의 일하는 방식, 그것은 '일머리'가 둔하고 산만함으로 늘 고생했던 내가 스스로 터득한 유일한 생존 전략이었다. 우연한 기회에 '강사'라는 직업을 갖게 되었을 때, 나는 끊임없이 의문을 던졌다. 사람들과의 관계도 서툴고, 단체 생활도 어려운 내가 누군가를 가르친다니. 과연 옳은 길일까?하지만 나에게는 고등학교 때부터 쌓아온 몸으로 부딪히는 노동의 노하우가 있었다. 잘하지 못하면 열심히, 그 열심히를 넘어서 절실하게 하자.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될 때까지 그냥 계속하는 것이다. 이 얼마나 비효율적이고 우직한 방식인가. 그래도 나에게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기.. 2025. 8. 27.
한미정상회담. 회담 전 트럼프 그는 왜 하필 펜이었을까? 모나미 펜인가? 집권기 정상회담에서 나타나는 만년필 교환? 의도된 상호전략이었을까? 정치는 내 삶과 동떨어진 세상 이야기였다. 30년 넘게 '내 코가 석 자'라는 생각으로 바쁘게 살아왔고, 뉴스는 그저 가십거리나 연예인 소식 정도만 훑어보는 게 전부였다. "정치, 그거까지 알아야 해?" "내가 할 수 있는 건 투표뿐인데 뭐..."라고 스스로에게 변명하며 정치와는 담을 쌓고 지냈다. 그랬던 내가 최근 들어 부쩍 정치 뉴스에 눈길이 가는 걸 보니, 세상이 정말 많이 변하긴 변했나 보다.그러다 우연히 보게 된 한미정상회담 영상은 내게 큰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국제 정상들의 만남은 겉으로는 부드러워 보이지만, 그 속에는 치열한 외교적 격투가 숨어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짐작했다. 그들의 표정, 농담 한마디, 주고받는 대화 속에 담긴 미묘한 의미를 파악하기는 여전히 어렵다. 하지만 이 복잡한 대화.. 2025. 8. 26.
편안함의 습격! 편의의 시대 속에 자발적 불편함으로 살기 시대의 역설, 운전면허 없는 삶의 시작20대 초반, 또래보다 다소 늦은 나이에 ‘편의’라는 거대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나는 특정 부분에 대한 일종의 ‘사형선고’를 받았다. 그것은 바로 운전면허 시험 도중 운전에 적합하지 않은 것 같으니 생각을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이었다. 대다수의 사회 구성원들이 수능을 마치거나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자마자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것이 관례처럼 자리 잡았고, 대학에 입학하자 운전면허는 마치 당연히 갖춰야 할 자격처럼 표준화되어 있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나는 자연스럽게 '표준 이하'의 그룹에 편입되었다. 방학 기간 동안 알바 중 시간을 조율하며 면허를 따려 했으나, 시험 감독관은 나의 특유의 집중력 부족과 불안정한 운전 패턴을 주시하며 운전을 아예 하지 .. 2025. 8. 26.
'주의력 패권 전쟁' - 오늘을 달리며 띄운 생각의 파편들, 주의력 사냥꾼, 사냥꾼의 생각법, 호모 사피엔스의 유전적 생각법 오늘도 달린다. 뉴스레터와 기사들을 읽으며 시작한 하루, 무작정 앞으로 나아가다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친다. '주의력 패권 전쟁.' 개인, 기업, 정부 간의 치열한 싸움. 달리면서 주변을 보다가 이 생각 저 생각에 빠져버리는 나에게는 꽤 익숙한 풍경이다. 누군가는 달리는 행위가 생각을 비우는 명상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그저 몸을 움직여야만 하는 답답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뛴다. 어쩌면 아직 다 자라지 못한 어린아이의 성향일지도 모르겠다.최근 미-중 AI 패권 경쟁이라는 키워드에 자주 노출되다 보니, 나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이 주제가 생각보다 깊숙이 들어왔다. 자연스럽게 나의 주의력을 빼앗아 가는 주체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과거의 나는 스스로 주의력을 분산시키는 편이었다. 특정 목적을 .. 2025. 8. 25.
독서 골든타임! 더 많이 읽고 상상할 수 있는 시간을 담보로, 외우고 풀이하는데 사용했다. 인생책, 4세 입시, 학생-보호의 시간 12년의 보호받으며 마음껏 읽을 수 있었던 과거, 잃어버린 독서의 시간 제주 시골에서 보낸 유년 시절은 푸른 바다와 오름을 누비는 자유로움으로 가득했습니다. 학교 운동장을 제집 앞마당처럼 뛰어다니며 쌓은 친구들과의 추억은 지금도 제 삶의 든든한 에너지원입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한 가지 깊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바로 공교육의 보호 아래 마음껏 읽을 수 있었던 그 소중한 시간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난독증, 그때는 몰랐던 '내' 문제학창 시절, 저는 글자를 읽고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난독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지 않았고, 저 또한 그저 '내가 부족해서' 혹은 '글과 친하지 않아서'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과거나 현재나 저 역시 지금의 입시생 처럼 수많은 지.. 2025. 8. 24.